주차비도 입장료도 ‘0원’… 호수 위 공원이 있는 이색 산책 명소

(여행지도 유시내 기자) 대구 시내에서 차로 30분 남짓 떨어진 달성군 옥포읍. 이 조용한 지역에 낯익은 이름을 단 이색적인 공원이 있다. 산책로는 호수 위를 가로지르고, 입장료도 주차비도 받지 않는다. 대규모 시설도 없지만, 되려 그 소박함이 힐링을 부른다.


옥연지 송해공원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양지뉴필름
옥연지 송해공원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양지뉴필름


이곳의 정식 명칭은 ‘옥연지 송해공원’. 국민 MC 송해 선생의 이름을 따 조성된 공원으로, 대구 지역민들 사이에선 ‘도심 속 가장 느린 여행지’로 불린다. 주소는 달성군 옥포읍 기세리 306번지.


옥연지를 감싸는 둘레길은 길게는 1시간가량 소요되지만 걷기에 부담이 없다. 데크길이 잘 조성돼 있어 유모차, 휠체어도 무리 없이 이동 가능하다. ‘백세교’, ‘수중다리’, ‘바람개비 쉼터’ 등 구조물과 어우러진 자연이 이곳의 감성을 완성한다.


특히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호수 가장자리를 따라 벚꽃 터널이 형성된다. 하지만 이 풍경만 보고 돌아서기엔 아깝다. 여름엔 수국, 가을엔 코스모스, 겨울엔 설경까지 각 계절이 이 공원의 배경을 새로 칠해준다.


옥연지 송해공원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양지뉴필름
옥연지 송해공원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양지뉴필름


풍차, 금동굴, 얼음빙벽 같은 이색 테마 시설은 공원에 독특한 인상을 남긴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들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는 동선이다. 넓은 전망대는 호수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어 사진 촬영 장소로도 인기다.


사진 명소로 입소문이 나며 주말이면 인근 마을까지 산책객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공원의 규모나 동선이 여유로워 붐비는 인상은 크지 않다. 대부분의 공간이 자연 그대로인 만큼, 느긋한 분위기는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다.


대구 지하철 1호선 ‘설화명곡역’에서 하차 후 665번 버스를 타면, ‘옥포벚꽃길1’ 정류장에서 도보 10분 거리. 자가용 없이도 방문이 가능하다. 차량을 이용할 경우 넓은 무료 주차장이 준비돼 있어 별도 비용 부담 없이 여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옥연지 송해공원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김지호
옥연지 송해공원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김지호


무엇보다 놀라운 건 이 모든 시설을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주차비는 물론, 입장료조차 없다. 개방형 공원이라 연중무휴, 하루 중 어느 시간에도 입장이 가능하다.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에도 유연하게 방문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지방의 공원은 종종 관리 부실이나 콘텐츠 부족으로 지적받곤 한다. 그러나 옥연지 송해공원은 상시 관리 인력이 배치돼 있어 시설 정비 상태가 우수하다. 계절 꽃이나 포토존도 주기적으로 교체돼 방문 때마다 다른 인상을 준다.


이렇다 할 ‘놀거리’가 많은 곳은 아니다. 그러나 그 점이 오히려 이곳을 특별하게 만든다. 목적 없이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가벼워지는 경험. 바로 그 무심한 평화로움이 송해공원이 가진 고유한 매력이다.


송해공원은 입장료, 주차료, 시설 이용료 등 대부분의 지자체 공원에서 기대할 수 없는 ‘완전 무료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지역 주민은 물론, 외부 관광객에게도 열린 공간으로 역할을 충실히 수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