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그냥 한잔 하고 싶었는데, 골목에 들어서는 순간 기분이 달라졌어요.”
![을지로 골목을 가득 채운 야장 테이블의 저녁 풍경. [ⓒ한국관광공사 한류관광팀]](https://i0.wp.com/tour.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08/899_4005_5018.jpg?resize=840%2C473&ssl=1)
을지로 3가의 저녁은 그런 시간입니다. 형광등 불빛이 흐릿하게 퍼지는 골목, 다닥다닥 붙은 야외 테이블, 그리고 무심한 듯 정 많은 주인장의 인사. 별 기대 없이 들어선 가게에서, 맥주 한잔을 넘기며 마음까지 풀리는 경험은 흔하지 않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단순한 ‘맛집’보다 이야기와 감정이 있는 장소를 원합니다. 그리고 그 답이 바로 을지로 3가 야장에 있습니다.
서울 한복판, 가장 도시적인 공간에서 오히려 가장 사람 냄새 나는 저녁을 만나게 되는 곳. 이번 기사는 그 분위기를 제대로 담아낸 진짜 핫플 5곳을 소개합니다. 맛, 감성, 경험까지 모두 챙길 수 있는 ‘인생 야장’을 찾고 있다면 지금부터 주목해 보세요. 맥주만 마시고 돌아서기엔 아쉬운, 이 골목의 매력이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사람 냄새 나는 골목 술집, 만선호프
![노포 감성이 물씬 풍기는 야외 테이블의 저녁 시간. [ⓒ한국관광공사 한류관광팀]](https://i0.wp.com/tour.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08/899_4006_5027.jpg?resize=840%2C560&ssl=1)
을지로 야장의 상징이라 불리는 만선호프는 ‘노가리 골목’의 심장부에 있습니다. 어두운 저녁, 붉은 전구 불빛 아래 늘어선 야외 테이블은 그 자체로 낭만입니다. 옆 테이블과 자연스레 대화를 트는 여유, 노가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웃음을 터뜨리는 그 시간은 잊고 있던 인간적인 정서를 되살립니다.
이곳에서의 맥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닌, 하루의 끝에 스스로를 위로하는 따뜻한 의식처럼 느껴집니다. 퇴근길, 혼자라도 좋고 여럿이라도 좋은 이곳에선 누구나 익숙한 얼굴이 됩니다.
짜파게티와 차돌박이의 유쾌한 만남, 모아식품
![레트로 감성 가득한 골목 테이블에서의 안주 한상. [ⓒ네이버 플레이스 ‘모아식품’]](https://i0.wp.com/tour.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08/899_4007_5033.jpg?resize=840%2C630&ssl=1)
모아식품은 마치 시간을 거슬러 90년대로 돌아간 듯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네온 간판 아래 자유롭게 흘러가는 골목의 공기, 낯선 듯 정겨운 야외 테이블, 그리고 차돌박이 짜파게티라는 기발한 조합은 단순한 식사를 ‘경험’으로 만들어줍니다.
친구와 함께라면 옛 이야기에 꽃을 피우기에 제격이고, 혼자라면 잠시 멍하니 조용한 밤을 느끼며 여유를 누리기에 충분합니다. 한 접시 안주가 특별한 기억이 되는 이곳은, 그래서 늘 다시 찾고 싶어지는 장소입니다.
을지로 노포의 진수, 대원식당과 삼미정
![오래된 골목을 따라 펼쳐진 야장 풍경. [ⓒ한국관광공사 한류관광팀]](https://i0.wp.com/tour.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08/899_4008_514.jpg?resize=840%2C473&ssl=1)
대원식당과 삼미정은 을지로의 진정한 ‘로컬 무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철판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삼겹살 냄새가 골목 끝까지 퍼지고, 소박한 의자와 셀프 쌈채소 코너가 주는 자율성과 친근함은 마치 오래된 단골집에 온 듯한 안정감을 줍니다.
이곳은 흥청거림보다는 편안함이, 세련됨보다는 진심이 있는 공간입니다. 어쩌면 그날의 대화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서로가 삼겹살을 구워주던 그 따뜻한 손길일지도 모릅니다.
사천식 꼬치와 훠궈, 촨촨지우바
![루프탑 테라스 느낌의 야외 꼬치 바. [ⓒ네이버 플레이스 ‘촨촨지우바’]](https://i0.wp.com/tour.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08/899_4009_5115.jpg?resize=840%2C1120&ssl=1)
세운상가 3층에 숨어 있는 촨촨지우바는 을지로 야장 중에서도 가장 이국적인 감성을 지닌 곳입니다. 루프탑 느낌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 바람을 맞으며 매콤한 사천식 꼬치와 뜨거운 훠궈를 함께 즐기는 이 경험은 서울 안의 작은 여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국적인 음악과 자유로운 분위기는 새로운 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일상에 지친 감정을 단숨에 전환시켜 줍니다. 야장과 여행, 두 감성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을지로판 바베큐파티, 달맞이광장 바베큐
![야외에서 즐기는 대형 바베큐 치킨 한상. [ⓒ네이버 플레이스 ‘달맞이광장바베큐’]](https://i0.wp.com/tour.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08/899_4010_5122.jpg?resize=840%2C840&ssl=1)
최근 오픈한 달맞이광장 바베큐는 ‘을지로 야장’이라는 단어를 새롭게 정의하는 공간입니다. 400석이 넘는 대형 야외 테이블, 직화 숯불에 구운 장닭 바베큐, 부담 없는 가격, 이 모든 조건이 어우러져 서울 한복판에서 가장 크고 자유로운 바베큐 파티가 벌어집니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손님이자 주인공이 됩니다. 시끌벅적한 웃음소리와 뜨겁게 익어가는 고기 냄새, 시원한 생맥주의 탄산감까지… 모든 감각이 깨어나는 진짜 야장의 정수가 이곳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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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3가의 야장은 단순한 ‘밖에서 먹는 술자리’가 아닙니다. 그곳은 마음을 쉬게 하고, 관계를 연결하며, 순간을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공간입니다. 오래된 골목 사이에서 마주한 낯선 야장 테이블이 결국 우리 삶의 이야기를 채워주는 무대가 되는 것. 그래서 을지로는 오늘도, 누군가의 인생 야장을 완성시키고 있습니다.
서울의 밤, 가장 인간적인 장면을 경험하고 싶다면 지금 이 골목을 걸어보시기 바랍니다. 그저 맥주 한잔이지만, 그 속에 담긴 온도는 상상 이상입니다. 오늘 밤은 을지로 3가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