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전체가 정원?”… 남해 바다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해상 여행 코스

(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전라남도 고흥군 도양읍에 위치한 녹동항 바다정원이 최근 여행객 사이에서 조용히 입소문을 타고 있다.


녹동바다정원 - 고흥관광
녹동바다정원 – 고흥관광


바다 위 인공섬 전체가 하나의 정원으로 꾸며져 있어, 누구나 무료로 들어가 자연과 예술, 기술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다.


관광 명소로서 특별한 점은 무료 입장과 연중무휴 운영이라는 점이다. 특히 주말 야간에는 드론쇼, 공연, 미디어 파사드까지 더해지며 체류 시간이 자연스럽게 길어지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정원… ‘입장료 없는 섬’의 매력


지름 약 80미터 규모로 조성된 이 정원은, 인공섬이라는 특이한 구조만으로도 눈길을 끈다. 둘레 250미터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에는 조형물과 쉼터, 바닥분수 등이 오밀조밀하게 배치돼 단순한 걷기 이상의 경험을 제공한다.


무엇보다도 입장료는 물론 주차장 이용까지 모두 무료다. 주변 상업시설이 상권 중심이 아닌 관광객 편의 위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이 공간은 공공성에 방점을 둔 문화기획의 한 사례로 평가된다.


녹동바다정원 - 고흥관광
녹동바다정원 – 고흥관광


조용한 낮과 환상적인 밤… 정원이 바뀌는 시간


낮에는 탁 트인 바다와 고요한 풍경 속에서 걷기 좋은 공간이지만, 해가 지고 나면 완전히 다른 공간이 된다. 정원 곳곳에 설치된 조명이 켜지며 바다는 색색의 빛으로 반짝이고, 물 위에 반사된 조명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매주 토요일 밤 9시에 열리는 ‘드론쇼’는 이곳의 대표 콘텐츠다. 수십 대의 드론이 하늘을 수놓으며 펼치는 퍼포먼스는 고흥 지역에서도 보기 드문 야간 이벤트로, 지역민은 물론 외지 관광객에게도 인상적인 기억을 남긴다.


녹동바다정원 드론쇼 - 고흥관광
녹동바다정원 드론쇼 – 고흥관광


미래형 체험관도 가세… 교육과 재미를 동시에


정원 초입에는 VR 체험관과 돔 영상관이 자리하고 있다. 단순한 공원 기능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 체험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만족도도 높다.


돔 영상관에서는 몰입형 콘텐츠로 해저탐험을, VR관에서는 우주를 주제로 한 시뮬레이션을 제공한다. 단순한 오락 콘텐츠가 아닌, ‘체험형 교육’에 가깝다는 점에서 청소년 동반 가족 방문객의 재방문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녹동바다정원 불꽃축제 - 고흥관광
녹동바다정원 불꽃축제 – 고흥관광


정원 이상의 가치… 지역 공공 디자인의 가능성


녹동항 바다정원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지역 공공디자인의 실험장이기도 하다. 바다 위라는 입지적 특성을 살려 만든 ‘무료 정원’은, 수익보다 체류와 참여에 초점을 맞춘 도시공간의 사례로도 주목받는다.


무분별한 상업화 없이 문화와 기술, 자연을 함께 녹여낸 공간이 어떻게 사람들의 발길을 모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곳이다. 공공시설이 어떻게 관광 콘텐츠로 진화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실제로 입증하고 있다.


가을이 시작되는 9월, 햇살은 부드럽고 바닷바람은 선선하다. 이 계절에 걷기 좋은 바다를 찾고 있다면, 녹동항 바다정원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