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금도 객실 확보 힘든데 중국 단체까지 무비자로 오면…


방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인바운드 업계의 호텔 객실 확보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 픽사베이
방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인바운드 업계의 호텔 객실 확보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 픽사베이


방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인바운드 업계의 호텔 객실 확보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9월 말부터 시행되는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조치는 이러한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총 882만5,967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4.6% 증가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상반기와 비교해도 4.6% 늘어난 수치다. 주요 시장별로도 중국 252만6,841명(13.9%↑), 일본 161만9,180명(13.1%↑), 대만 86만2,236명(25.9%↑), 미국 73만771명(13.9%↑), 필리핀 30만8,482명(24.4%↑) 등 대부분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외래객이 늘면서 서울 도심을 중심으로 숙박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단체 관광객을 유치하는 인바운드 여행사들은 호텔들의 단체객실 블록 축소로 인해 객실난을 더욱 크게 체감하고 있다. 한 일본 인바운드 전문 여행사 대표는 “특별한 행사가 없는 시기임에도 서울 도심 호텔 객실 확보가 어렵다”며 “외래객 증가와 호텔의 단체객실 축소 정책이 겹치면서 생긴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9월 말 시행되는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조치도 업계의 걱정거리다. 지금도 객실 확보가 어려운데 중국 단체까지 가세하면 사정이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우리나라 최대 인바운드 시장으로 자리 잡았으며, 무비자 시행을 계기로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동남아 인바운드 전문 여행사 대표는 “중국 단체가 무비자로 들어오기 시작하면 동남아 관광객은 도심에서 밀려 외곽으로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중국 단체관광객을 무비자로 받을 만큼 우리 수용 태세가 갖춰져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인 방한 관광객은 2016년 806만7,722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사드 보복’으로 인한 한한령 여파로 급감했으나 코로나 이후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500만~600만 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수용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2016년에 드러났던 각종 문제들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당시 객실 부족과 덤핑 경쟁으로 인해 서울 투어임에도 불구하고 숙박은 인천·수원·천안 등 외곽 지역에 배정되면서 관광객 불만과 만족도 저하로 이어진 바 있다.


인바운드 업계는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정부 차원의 선제적 점검과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도심 내 숙박 공급 확대, 규제 완화와 투자 유치, 지역 분산 관광 정책 등 종합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