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도 유시내 기자) 다가오는 가을, 그 청명함을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는 곳. 정남진전망대는 이 계절에 더욱 특별한 풍경을 선사한다.

서울 광화문에서 남쪽으로 곧장 이어진 지점, 바로 그 끝자락에 위치한 이곳은 단순한 전망대가 아닌, 남도의 정서를 품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해가고 있다.
정남진전망대는 전라남도 장흥군 관산읍 정남진해안로 242-58에 자리하고 있으며, 이름 그대로 대한민국 정남쪽에 위치한 명소다. ‘정동진’이 동해를 향한 지점이라면, 이곳은 남해를 향한 정점이다.
전망대 외관은 파도와 돛, 태양을 형상화한 45.9m 높이의 구조물로 구성되어 있다. 마치 바다를 향해 항해를 준비하는 거대한 배처럼 서 있는 이 전망대는, 첫인상부터 강렬한 상징성을 전달한다.

입구에 들어서면 열두 띠 동물 조형물이 방문객을 반기고, 한반도 지형을 그린 광장 분수는 이곳이 단지 자연 경관만을 감상하는 장소가 아님을 보여준다. 안중근 의사의 동상은 이 공간에 무게감을 더하며, 역사적 맥락 속에서도 의미를 찾아볼 수 있게 한다.
전망대 내부는 단순한 전시가 아닌, 층별로 테마를 달리한 구성으로 지역성과 이야기성을 부여하고 있다. 1층의 여행정보센터와 2층의 트릭아트 포토존은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실용성과 재미를 동시에 제공하며, 3층 푸드홍보관은 장흥의 특산물과 향토 식문화를 소개한다.
또한 4층의 설화관과 5층의 축제관은 장흥의 문화적 뿌리를 보여주는 전시 공간으로, 6층의 추억여행관과 7층 문학영화관, 8층 북카페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개인적 감상의 영역까지 연결된다. 전망 기능만 강조한 기존 타워형 관광지들과 확실히 구분되는 이유다.

해가 진 뒤에는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탑 외관을 따라 점등되는 조명은 낮의 경쾌한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감각을 만들어낸다. 고요한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빛의 굴절은 정적인 야경 속에서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3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개방되며, 비수기에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단,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 다음 날, 설날과 추석 당일은 휴관하니 방문 전 운영일정 확인이 필요하다.
입장료는 일반 2,000원, 청소년과 군인은 1,500원, 어린이는 1,000원이며, 장흥군민은 무료다. 충분한 주차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자가용 이용자에게도 편리하다. 지역 관광 인프라가 부족한 경우가 많은 지방 소도시와 비교할 때, 체계적인 관리가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