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다가오는 추석은 연차 하루만 더하면 최장 열흘을 쉴 수 있는 ‘황금연휴’가 된다. 그만큼 여행 수요가 몰리면서 해외 주요 도시 검색량이 급등했는데, 의외의 주인공은 가까운 중국 상하이였다.

호텔스닷컴 코리아가 9월 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추석 연휴 숙소 검색량은 4월 대비 145%나 증가했다. 특히 상하이는 전년보다 무려 240% 상승하며 가장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부터 한국인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진 이후, 단거리와 비용 효율성이라는 강점이 확실히 작용했다.
상하이, 단거리와 무비자 정책이 만든 폭발적 수요
실제 1월부터 7월까지 상하이를 찾은 한국인 승객 수는 153만 명을 넘었다. 이는 중국행 항공편 네 대 중 한 대가 상하이로 향한다는 의미다. 2시간 남짓한 비행시간, 합리적인 물가, 쇼핑과 관광 인프라가 동시에 어우러지면서 ‘추석 특수’의 대표 주자가 됐다.

일본·유럽도 인기, 프라하 가성비 돋보여
상하이와 함께 일본 나고야는 전년 대비 검색량이 두 배 늘었다. 가족 여행객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홋카이도 삿포로 역시 가깝고 다양한 체험 요소로 주목받았다.
유럽에서는 체코 프라하와 이탈리아 로마가 강세를 보였다. 특히 프라하는 파리나 런던보다 저렴한 숙박비로 5성급 호텔을 이용할 수 있어 ‘가성비 유럽 여행지’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호주 시드니, 하와이 호놀룰루, 대만 타이베이, 스페인 바르셀로나, 포르투갈 리스본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멀리 떠나는 장거리 여행 수요와 가까운 단거리 여행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숙소 트렌드, 고급·가족 친화적 선택 증가
이번 추석 여행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변화는 숙소 선호다. 검색된 해외 숙소의 64%는 호텔이었지만, 료칸·아파트형 호텔·리조트 등 다양한 형태에 대한 수요도 동반 상승했다.
주목할 점은 77%가 5성급 호텔이었고, ‘가족 친화적’ 필터가 적용된 검색이 83%에 달했다는 사실이다. 단순히 머무는 공간을 넘어서 가족 중심의 프리미엄 경험을 찾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이다.
프라하와 로마는 이러한 흐름을 잘 반영하는 도시다. 비교적 합리적인 비용에 고급 숙박과 가족 중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여행객의 만족도를 높였다. 단순한 관광보다는 경험과 휴식의 균형을 중시하는 여행이 대세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2025년 추석은 단순한 명절 휴가가 아니라 ‘여행 방식의 변화’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됐다. 상하이처럼 접근성과 비용을 동시에 잡은 도시는 빠르게 성장했고, 장거리 여행지에서도 여전히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했다.
여행자들은 이제 시간과 돈을 효율적으로 쓰는 동시에,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프리미엄 경험에 투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