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울진을 떠올리면 동해의 푸른 바다와 금강소나무 숲이 먼저 생각나지만, 이 두 풍경을 동시에 품은 여행지가 있다는 사실은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왕피천 케이블카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하늘 위에서 자연의 결을 따라가며 조선 선비들의 풍류가 살아 숨 쉬는 명소로 향하는 하나의 여정이다. 엑스포공원에서 출발해 약 7분간 이어지는 공중 산책은 여행의 서막에 불과하다.
케이블카는 경북 울진군 근남면 엑스포로 25에 위치한 엑스포공원에서 출발한다. 총연장 715m의 구간을 가로지르며 탑승객은 발아래 왕피천 생태계와 동해의 드넓은 수평선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
특히 투명한 바닥의 크리스탈 캐빈은 일반 캐빈보다 요금이 조금 높지만, “발밑이 뻥 뚫린 듯한 스릴”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다. 다른 해안 케이블카들이 바다만을 보여준다면, 울진은 강과 바다, 그리고 역사의 공간까지 함께 묶어낸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다시 엑스포공원으로 돌아오면, 1,000여 그루의 금강소나무가 기다린다. 이 소나무들은 평균 수령이 200년 이상으로, 단순한 녹지가 아니라 국가에서 특별히 보호하는 산림 유전자원이다.
붉은 줄기와 푸른 잎 사이를 거닐면 숲이 내뿜는 피톤치드가 온몸을 감싸며 자연스러운 힐링을 선사한다. 특히 부모 세대 방문객들이 “또 오고 싶다”는 소감을 남기는 이유도 이 고즈넉한 숲의 힘이 크다.
엑스포공원은 단순한 녹지가 아니라 가족 여행객에게 맞춤형 시설을 갖췄다. 울진아쿠아리움에서는 동해의 해양 생태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울진곤충여행관에서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전시가 이어진다.

동물농장과 야생화 관찰원까지 더해지면서 하루 종일 머물러도 지루할 틈이 없다는 것이 방문객들의 평가다. 자연과 체험 교육이 동시에 가능한 이점은 다른 지역 관광지와 차별화된 강점이다.
왕피천 케이블카는 연중무휴 운영되지만 매월 첫째, 셋째 월요일은 휴무다. 다만 월요일이 공휴일일 경우에는 그다음 평일로 대체된다. 이용 요금은 왕복 기준으로, 일반 캐빈 대인은 13,000원, 소인은 11,000원이다.
크리스탈 캐빈은 대인 16,000원, 소인 13,000원으로 책정돼 있다.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차별화된 경험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선택할 만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