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로 즐기세요”… 단 3주만 허락된 ‘핑크뮬리’ 명소

(여행지도 유시내 기자) 가을이면 전국 곳곳에서 핑크뮬리를 볼 수 있지만, 어디서나 비슷한 장면을 만나는 건 아니다. 


신소양체육공원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김다니엘
신소양체육공원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김다니엘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단 3주 동안만 절정을 맞는 이 풍경은 그 희소성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합천읍 영창리에 자리한 신소양체육공원의 중심은 곡선을 따라 조성된 분홍빛 언덕이다. 방문객은 길을 따라 걷기만 해도 자연스럽게 정상에 오르게 되고, 어디서든 겹겹이 쌓인 핑크뮬리를 배경으로 극적인 구도를 담을 수 있다.


특히 ‘나 홀로 나무’라 불리는 언덕 정상의 고목은 풍경의 완성이다. 황강과 공원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 지점은 단순한 촬영 명소를 넘어 전망대로서 가치가 크다.


신소양체육공원 - 합천군 블로그
신소양체육공원 – 합천군 블로그


핑크뮬리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공원 입구의 황화코스모스를 놓쳐선 안 된다. 샛노란 물결은 분홍빛 언덕과 극적인 대비를 이루며 가을의 팔레트를 완성한다. 두 가지 색채가 한 화면에 담길 때 사진은 더욱 화려하고 깊어진다.


입장료와 주차료가 모두 무료라는 점도 여행객에게는 매력적이다. 주말이면 주차장이 붐비기도 하지만, 인근 핫들생태공원 주차장을 이용하면 불편 없이 즐길 수 있다.


신소양체육공원은 원래 지역 주민을 위한 체육 시설이었다. 하지만 합천군은 공간의 잠재력을 살려 계절 관광자원으로 발전시켰다.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면서도 최소한의 변화로 최대 효과를 거둔 사례로 꼽힌다.


신소양체육공원 - 합천군 블로그
신소양체육공원 – 합천군 블로그


가을이면 전국에서 연인과 가족 단위 방문객은 물론 사진 애호가들이 모여든다. 공원을 가득 메운 분홍빛 언덕은 단순한 꽃밭을 넘어, 짧지만 강렬한 계절의 기억을 선사한다.


합천 신소양체육공원은 그저 ‘핑크뮬리 명소’라는 이름으로 묶기엔 아까운 곳이다. 세심하게 설계된 구조, 색채의 대비, 그리고 황강이 더하는 개방감이 함께 어우러져 다른 곳에서는 얻기 힘든 입체적 경험을 제공한다. 올해 가을, 3주라는 짧은 기회를 잡는다면 그 특별한 풍경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