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로 즐기는 스릴, 제천 용추폭포 유리전망대 가보니

(여행지도 유시내 기자) 충청북도 제천 의림지에 마련된 이 전망대는 단순한 관광시설이 아니다.


의림지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박장용
의림지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박장용


천년 전 삼한시대에 조성된 의림지의 역사적 무게 위에 세워진 최첨단 산책길로, 오래된 자연과 새로운 기술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의림지는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함께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저수지로 꼽힌다. 국가 명승 제20호로 지정된 이곳은 농업용수 공급지 이상의 의미를 지녀왔다. 여기에 설치된 용추폭포 유리전망대는 전통과 현대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


핵심은 ‘매직 글라스’ 기술이다. 평소에는 불투명한 회색 바닥이지만, 사람이 걸음을 내딛는 순간 투명하게 바뀌며 폭포 아래의 물살이 발밑으로 드러난다. 예고 없이 바닥이 사라지는 듯한 긴장감은 기존의 스카이워크와 차별화되는 경험을 선사한다.


의림지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송재근
의림지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송재근


낮 동안 전망대는 폭포 위를 걷는 아찔한 감각을 제공한다. 투명한 바닥 아래로 떨어지는 물보라와 주변 숲의 녹음이 어우러져 마치 허공을 거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짧은 순간이지만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다.


밤이 되면 풍경은 완전히 달라진다. 오후 해가 지고 난 뒤부터 밤 10시까지 진행되는 경관조명은 폭포를 빛의 무대로 바꾸어 놓는다. 단순한 조명 연출이 아니라 영상이 폭포 위로 투사되는 ‘미디어 파사드’가 펼쳐지며, 물방울이 빛을 머금고 보석처럼 반짝인다.


공중에 서는 듯한 경험이 두려운 이들을 위해 전망대 주변에는 목재 덱 산책로가 잘 갖춰져 있다. 발밑이 투명하지 않더라도 폭포의 장관과 야경은 충분히 감상할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어르신들도 편안히 즐길 수 있다.


의림지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송재근
의림지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송재근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모든 것이 무료라는 사실이다. 입장료는 물론 주차비까지 받지 않아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 특별한 장비나 예약도 필요 없어 여행 일정에 가볍게 넣기 좋다.


제천 의림지의 유리전망대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역사와 자연, 그리고 최첨단 기술이 만들어낸 입체적인 체험 공간이다. 짧은 산책이지만 발 아래에서 솟구치는 물줄기와 밤하늘을 수놓는 빛의 향연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