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일어나라”… 아기 호랑이 물 뿌려 깨운 동물원 ‘분노’

(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중국 산둥성 웨이팡시 주청시 동물원에서 관광객 사진 촬영을 목적으로 새끼 호랑이를 학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샤오샹천바오 갈무리
샤오샹천바오 갈무리


지난 9일(현지 시간) 중국 매체 샤오샹천바오는 한 누리꾼의 제보를 보도했다. 제보자는 동물원 직원이 새끼 호랑이의 머리를 때리고, 잠에서 억지로 깨우기 위해 물을 뿌리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제보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당시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피곤한 듯 바닥에 엎드려 있던 새끼 호랑이를 향해 직원이 머리를 치며 깨우려 했다는 것이다. 이어 호랑이가 이빨을 드러내며 저항하자, “빨리 일어나라”는 말과 함께 분무기를 이용해 물을 뿌렸다고 폭로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실제 장면을 촬영한 사진도 함께 올라왔다. 분무기를 든 직원과 바닥에 웅크린 새끼 호랑이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불편한 충격을 주었다.


논란은 기념사진 촬영 비용이 단 30위안(한화 약 5,800원)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더 크게 확산됐다. 제보자는 “가격은 싸지만, 새끼 호랑이가 이런 식으로 다뤄지는 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분노를 드러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즉각 비난 여론이 폭발했다. 누리꾼들은 관광 수익을 위해 어린 호랑이를 소품처럼 취급한 동물원의 태도를 지적하며, “돈벌이를 위해 생명을 학대한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논란이 커지자 주청시 동물원 측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기념사진 촬영 프로그램을 더는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늘 중 관련 프로그램을 종료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내놓았으나, 정작 직원의 학대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은 피했다.


이 같은 태도는 의혹을 오히려 키웠다. 동물원 운영 방식 전반이 동물 복지와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내 일부 동물원에서는 야생동물을 관광객 유인 수단으로 활용하는 관행이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왔다. 기념사진, 공연, 먹이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수익 모델로 자리 잡았지만, 그 과정에서 동물들이 극심한 스트레스와 학대를 겪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동물보호 단체들은 이러한 행위가 장기적으로 동물 건강을 해치고, 사회 전반의 동물권 인식을 후퇴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경고한다. 이번 새끼 호랑이 사건 역시 같은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