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지난해 말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촬영 현장이 예상치 못한 논란에 휘말렸다.

2023년 12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당 공방 운영자로 추정되는 이용자가 글을 올렸다. 그는 “촬영팀이 화장실 개방을 요청해 허락했으나 이후 조연들이 화장실을 탈의실처럼 쓰고 어질러 놓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작성자는 특히 “점심 이후에는 커피 주문 없이 화장실만 이용했다”며 문제를 강조했다. 현장에는 배우 방효린의 소속사에서 보낸 커피차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공방 측은 “촬영팀이 화장실 청소 약속조차 지키지 않았다. 매출은 줄고 시설만 엉망이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게시글이 퍼지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촬영팀의 태도를 비판하는 반응이 확산됐다. 댓글에는 “촬영 장소 제공 후기가 좋게 끝난 적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부터 “촬영이 특권도 아닌데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불만 제기를 넘어선다. 다른 이용자들도 유사한 경험을 공유하며 ‘촬영 민폐’가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임을 드러냈다.
한 누리꾼은 “식당을 장소로 제공했는데 제작팀이 수천 원어치만 결제하고 떠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는 “무인 가게를 막고 장시간 촬영하다가 그냥 떠났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증언들이 더해지면서 문제는 개별 제작팀의 일탈이 아닌 업계 전반의 관행이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촬영 현장 민원은 오래된 이슈다. 영화와 드라마 제작팀이 상업 공간이나 개인 소유 건물을 대여하는 과정에서 비용 보상이나 관리 책임을 두고 분쟁이 반복돼 왔다. 업계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촬영에 명확한 계약과 관리 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소규모 제작 현장이나 단기간 촬영에서는 이러한 절차가 생략되는 경우가 많아 현장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이번 논란은 단순한 ‘애마’ 촬영팀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장소 제공자와 제작팀 사이의 권리와 책임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 또 현장을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지가 남은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