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귀멸의 칼날 흥행도 잠시… 욱일기 굿즈 판매 논란에 발목 잡혔다

(여행지도 유시내 기자)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국내 극장가에서 흥행 돌풍을 이어가는 가운데,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 욱일기 문양이 들어간 관련 상품이 판매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경덕교수 인스타그램 갈무리
서경덕교수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번 논란은 9월 16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개인 SNS에 관련 게시글을 올리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서 교수는 “해외 직구라는 명목으로 검증 없는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일본 측의 욱일기 사용을 정당화할 빌미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귀멸의 칼날’은 이미 과거에도 같은 문제로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주인공 카마도 탄지로의 귀걸이 디자인이 욱일기를 연상시켜 비판을 받았고, 이후 극장판에서는 해당 문양이 수정됐다. 그러나 넷플릭스가 TV판을 서비스할 당시 홍보 이미지에 원래 디자인을 노출했다가 뒤늦게 수정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번 굿즈 판매 사태는 단순 실수라 보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크다. 반복되는 논란에도 대형 플랫폼이 역사적 민감성을 간과한 채 판매를 허용했다는 점에서 책임론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상황은 플랫폼의 관리 소홀을 드러낸다”고 꼬집었다.


서경덕교수 인스타그램 갈무리
서경덕교수 인스타그램 갈무리


기업이 수익을 추구하는 건 당연하지만, 판매 대상 국가의 역사와 정서를 무시하는 태도는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서 교수 역시 “대형 플랫폼은 조속히 시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역사 인식 없는 기업의 상품을 외면하겠다”는 반응이 확산되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작품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콘텐츠가 시장에 유통되는 과정에서 현지 역사와 문화적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이 한국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만큼, 이러한 논란은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흥행 면에서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여전히 성공적이다. 지난 주말에만 3만 3천여 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고, 누적 관객 수는 약 449만 명에 달했다. 올해 개봉 영화 중 ‘좀비딸’, ‘F1 더 무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성적이다. 업계는 이번 주 중 500만 관객 돌파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