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행‧항공사 육아휴직 사용 현황 | 여성 80% 사용할 때 남성은 고작 15%…있어도 못 쓰는 육아기 단축근무


생일 연차 1일, 시차출퇴근제, 사내 동호회, 복지몰 포인트, 점심 식사, 학자금, 워케이션, 휴가비 등등… 기업들은 ‘근로자가 다니고 싶은 기업’이 되기 위해 독특하고 다양한 복지제도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다면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복지제도인 육아휴직은 어떨까? 올해 상반기 기준 여행‧항공사들의 육아휴직 사용 현황을 살펴봤다.


 


올해 상반기 주요 여행사와 항공사의 육아휴직 사용 현황을 살펴봤다 / 픽사베이 
올해 상반기 주요 여행사와 항공사의 육아휴직 사용 현황을 살펴봤다 / 픽사베이 


육아휴직 100% 사용률, ‘참좋은여행’


올해 상반기 사업보고서에 육아 지원 제도 사용 현황을 공시한 주요 여행사와 항공사<표> 중 육아휴직 사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참좋은여행으로 나타났다. 육아휴직 사용률은 당해 출생일로부터 1년 이내 자녀를 가진 직원 중 1년 이내 육아휴직을 사용한 이력이 있는 직원의 비율로, 참좋은여행의 상반기 육아휴직 사용률은 무려 100%를 기록했다. 기업 정보를 공개한 여행사‧항공사 중 육아휴직 사용률 100%를 나타낸 곳은 참좋은여행이 유일하다. 참좋은여행에서 육아휴직을 사용한 직원수(10명)는 많지 않지만 육아휴직 제도를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했다고 볼 수 있으며, 전기(91%)와 전전기(94%)와 비교해도 사용률이 높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대부분 여성 직원들의 사용률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전기와 전전기를 살펴보면 남성 직원의 사용률은 각각 9%, 28%로 낮은 편에 속했다.




그래도 다른 산업보다 유연한 편이다?


육아휴직 사용률을 전체 기준으로 살펴보면 참좋은여행에 이어 롯데관광개발 88.9%, 노랑풍선이 70%로 높은 편에 속했고 모두투어(52.9%), 아시아나항공(57%), 에어부산(55.6%)이 절반을 상회하는 비율을 나타냈다. 육아휴직 사용률이 가장 낮은 곳은 레드캡투어(22%)였으며, 야놀자(25.5%)와 대한항공(37.7%), 하나투어(43.8%), 진에어(43.2%)도 평균 사용률(54%)을 하회했다. 다만 여행‧항공 업계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타 업계보다는 비교적 유연한 편인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국내 각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육아휴직 사용률을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36.2%, 현대자동차 16%, 네이버 45%, 이마트 22%, 아모레퍼시픽 67% 등으로 집계됐고, 여행‧항공 업계는 하나은행(59.01%), 신한은행(53.1%), 한국투자증권(39.5%), 미래에셋증권(33%) 등 금융권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남성 평균 육아휴직 사용률은 15%


성별로 살펴보면 어떨까.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4년 육아휴직자는 13만2,535명으로 집계됐으며, 이중 남성 비중은 31.6%로 통계 작성 이래 처음 30%를 넘어섰다. 하지만 여행‧항공 업계의 육아휴직 사용률을 살펴보면, 여전히 육아휴직을 사용하기에 경직된 분위기인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의 여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평균 80%로 높았지만,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평균 15%로 그 격차가 컸기 때문이다. 남성 직원 육아휴직 사용률이 가장 낮은 곳은 노랑풍선(0%), 대한항공의 경우 남성 육아휴직 사용자가 63명으로 여행사‧항공사를 통틀어 가장 많았지만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대상자임에도 실제 사용한 비율은 4.51%에 그쳤다. 그나마 롯데관광개발의 남성 직원 육아휴직 사용률이 75%로 가장 높았고, 여성 직원 사용률(92.9%)과의 격차도 가장 적었다.




있어도 못 쓰는 단축근무


한편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는 육아휴직보다 더 사용하기 어려운 분위기인 것으로 보인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는 12세 이하 자녀를 둔 근로자가 최소 1년,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최대 3년까지 활용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사용한 직원이 가장 많은 곳은 모두투어로 28명이 이 제도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19명), 아시아나항공(17명)이 뒤를 이었고, 그밖에 기업에서는 10명 미만이 사용한 것으로 보아 제한적으로 활용되는 제도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