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간 내내 울어”… 갓난아기와 비행기 타고 여행, 갈등 논란

(여행지도 유시내 기자) 장거리 비행 내내 울음을 멈추지 않는 갓난아기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는 한 승객의 경험담이 온라인을 달궜다. 


여행지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된 사진
여행지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된 사진


해당 글은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작성자는 귀마개까지 착용했지만 결국 승무원에게 도움을 요청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그때 아이 부모는 “첫 해외여행이라 긴장한 것 같다”며 양해를 구하는 쪽지를 건넸다. 그러나 작성자는 ‘여행’이라는 단어에 더욱 분노가 치밀었다고 적었다.


여행은 선택, 비행기는 감옥 같은 공간


작성자는 “공원이나 식당이었다면 충분히 이해했을 것”이라면서도, “비행기는 한 번 타면 중간에 내릴 수 없는 밀폐된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 스스로 기억하지도 못할 여행을 위해 타인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건 부모의 자기만족”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네티즌 반응도 뜨거웠다. “24개월 전 무료 항공권 때문일 것”, “남들 기억을 망치면서 본인들 추억만 챙긴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일부는 “명절 2시간 이동도 힘들다면서 장거리 비행은 잘 간다”라며 공감을 표했다.


여행지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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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즈존 항공편’ 해외에서는 이미 도입


비슷한 논란은 국경을 넘어 존재한다. 튀르키예의 코렌돈항공은 2023년부터 암스테르담-퀴라소 노선에 ‘성인 전용 구역’을 마련했다. 벽과 커튼으로 일반 구역과 차단해 아동 승객 소음으로부터 분리되는 방식이다. 약 45유로(한화 6만 원대)를 추가 지불하면 이용할 수 있다.


항공사 측은 “아이 없는 승객은 조용한 환경을, 부모는 주위 시선을 덜 걱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여행 전문가는 “평온한 비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여행지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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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웃는 여행, 가능성은 없을까


반대로 승객과 부모가 서로 배려하며 따뜻한 장면을 만든 사례도 있다. 방송인 샘 해밍턴은 2016년 영유아와 호주행 비행기를 탈 때 승객들에게 사과 편지와 귀마개, 간식을 나눠 화제를 모았다. 그는 “부모가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면 분위기 자체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승객들이 함께 ‘아기상어’ 동요를 불러 울음을 달랜 영상이 퍼지며 선한 영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촬영자는 “몇 명이 시작하자 순식간에 기내가 합창장이 됐다”며 잊지 못할 경험을 전했다.


국제 항공사 규정상 생후 7일 이후부터 유아는 보호자와 동반 시 비행기에 탈 수 있다. 만 24개월 미만 아기는 좌석을 점유하지 않고 보호자 무릎 위에서 무료 탑승이 가능하다. 제도상 탑승은 허용되지만, 장거리 노선에서 발생하는 불편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