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이름을 내걸고 새 출발을 다짐한 항공사들이 향후 항공업계 변화의 바람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주식회사 위닉스가 인수한 플라이강원은 ‘파라타항공’으로 사명이 변경됐으며, 올해 대명소노그룹이 인수한 티웨이항공도 내년 상반기 ‘트리니티항공’으로 다시 태어난다. 두 항공사의 어제와 오늘을 짚고, 내일의 모습을 그려봤다.

파라타항공의 탄생
파라타항공의 전신 플라이강원은 2016년 4월 설립됐으며, 2019년에 신규항공사 면허와 운항증명(AOC)을 취득했다. 같은 해 11월 국내선, 12월 국제선에 첫 취항했으나 1년도 안 돼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었다. 총 3대의 항공기 중 1대만 국내선을 오갔고, 지방공항 거점 구조와 국내선 수요만으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웠다. 플라이강원은 결국 2023년 5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1년여만인 2024년 7월 생활가전전문기업 위닉스가 플라이강원을 인수하며 새 출발을 알렸다. ‘파라타’라는 사명은 우리말 ‘파랗다’에서 따왔으며, ‘패러다임(Paradigm) 전환’, ‘신뢰할 수 있는(Trustworthy) 항공사(Airlines)’라는 의미를 더해 파라타항공으로 사명을 바꿨다. 11월 국토부에 항공운송사업자 면허 변경을 신청했고, 올해 두 차례의 채용과 항공기 2대 신규 도입 등을 통해 운항 준비에 나섰다. 지난 9월9일 국토부로부터 항공운항증명(AOC)을 재발급받았고, 9월30일부터 양양-제주 노선, 10월26일 김포-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운항을 재개한다. 국제선은 국토부와 협의 후 운항할 예정이다.
플라이강원이 양양공항을 거점으로 삼았던 만큼 파라타항공의 운항으로 양양공항이 다시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지난 11일 강원도는 파라타항공과 함께 제주 노선 취항을 앞두고 양양국제공항에서 취항 점검을 진행했다. 김진태 지사는 “양양공항이 2년간 사실상 문을 닫았지만, 파라타항공이 양양-제주 노선 취항을 앞두고 있다”라며 “향후 김포, 일본, 동남아까지 확대된다면 양양공항이 거점 공항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라타항공은 양양공항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거점 의무 종료에 따라 국제선 일부를 인천과 김포발로 운항한다는 계획이다. 플라이강원처럼 지방 거점 항공사의 한계에서 벗어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또 파라타항공의 지속적 안정적 운영이 양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트리니티항공으로 변신하는 티웨이항공
대명소노그룹은 예림당이 보유한 티웨이홀딩스 지분 46.26%를 약 2,500억원에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대명소노그룹은 2024년 적극적인 지분 확보를 통해 최대 주주인 예림당과의 지분 차이를 줄여왔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가 지연되기도 했으나, 지난 6월 최종 승인으로 인수가 마무리됐다.
체질 개선 과정에서 잡음도 있었다. 지난 8월 발표된 복지 통합안에서 반려견상 휴가 1일 제도, 소노그룹의 리조트 및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연 450만원 상당의 내부 복지 포인트 제도 등이 신설됐다. 하지만 부모상 휴가가 기존 7일에서 5일로 축소되고 자녀‧배우자에 제공되던 우대항공권이 폐지돼 내부 반발을 초래했다. 결국 무기명 투표를 거쳐 개편안을 철회하고 현행을 유지하기로 결정됐다.
티웨이항공은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리브랜딩을 실시한다. ‘트리니티항공(TRINITY AIRWAYS)’으로 사명을 변경한다. 라틴어 ‘Trinitas’에서 유래하여 ‘셋이 하나로 모여 완전함을 이룬다’라는 의미로 항공과 숙박, 여행을 결합해 고객에게 보다 풍요로움 경험을 제공한다는 상징성을 가진다. 내년 상반기에 사명 변경에 대한 절차를 진행하고, 항공기 도장도 변경한다. 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브랜드 인지도가 쌓인 티웨이라는 브랜드를 굳이 바꿀 필요가 있느냐”는 시선도 있다. 이에 대해 티웨이항공은 ‘새로운 브랜드 아래 기업 가치 체계를 재설정해 항공 산업의 본질인 안전과 신뢰를 기반으로 새로운 고객 경험을 만들어가고, 체감할 수 있는 접점의 변화를 완성해 그룹 전체의 통합 이미지를 구체화하겠다’라는 입장이다.
대명소노그룹은 다양한 국내외에 다양한 리조트를 보유한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항공과 숙박을 결합한 차별화된 상품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티웨이항공의 장‧단거리 노선과 소노그룹의 호텔·리조트를 연계한 패키지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새로운 이름을 내걸고 새로운 출발을 앞둔 두 항공사의 향후 행보는 앞으로 우리나라 LCC 시장의 경쟁 구도에서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