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지난 5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숨진 호주 청년의 시신이 일부 장기가 제거된 채 유족에게 전달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호주 매체 뉴스닷컴은 21일(현지 시각), 퀸즐랜드 출신 23세 청년 바이런 해도우가 발리의 한 빌라 수영장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당국은 그가 익사했다고 밝혔지만, 가족은 단순한 사고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바이런은 평소 수영에 능했고 키도 178cm였지만, 발견된 수영장의 깊이는 150cm에 불과했다. 게다가 그의 몸에서 멍과 상처가 발견됐고, 현장에는 혈흔이 묻은 수건까지 남아 있었다. 유족이 범죄 가능성을 의심하는 이유다.
신고 접수도 지연됐다. 경찰이 사건을 접수한 것은 사망 4일 뒤였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증거는 상당 부분 훼손된 상태였다. 이는 이후 수사와 부검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었다.
유족의 요청으로 부검이 진행됐으나, 시신 송환 과정에서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호주에서 다시 이뤄진 부검에서 아들의 심장이 사라졌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어머니는 “심장이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발리 응우라 종합병원의 법의학 전문의는 “법의학적 부검은 유족 동의 없이 장기를 따로 보존할 수 있으며 이는 국제적으로 흔한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호주 법의학자들은 “장기를 제거한 뒤 원래 위치로 돌려놓는 것이 기본”이라며 발리 측의 절차를 강하게 비판했다.
유족은 심장을 돌려받기 위해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며, 추가 비용까지 요구받았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죽음에 이어 장기 분실 소식을 접한 가족은 모욕감과 더 깊은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
호주 전문가들은 “장기 보존이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관행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호주에서는 이런 방식의 부검이 권장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국제적 기준 차이와 법적 절차 문제를 드러내며 향후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유족은 브리즈번에서 진행된 2차 부검 결과를 기다리며, 발리에서 아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호주 외교당국은 영사 지원을 제공하며 유족의 고통을 덜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