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니었어?”… 한국인 몰려들어 23조 원 관광 수익 낸 ‘이 나라’

(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아드리아해의 햇살과 고풍스러운 중세 도시가 어우러진 이 나라는 여행 애호가들 사이에선 오래전부터 ‘지상낙원’으로 불렸지만, 최근 들어 한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몰리며 아시아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 크로아티아 관광청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 크로아티아 관광청


2023년 기준 크로아티아에서 한국인 체류 일수는 20만 박으로, 중국인의 15만 9천 박을 크게 웃돌았다. 하루 평균 소비액도 155유로(약 23만 원)에 달해, 고소득 관광객으로 꼽히는 미국인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자료=KOTRA 자그레브 무역관·크로아티아 관광청)


두브로브니크, ‘살아있는 박물관’


이 뜨거운 관심의 중심에는 두브로브니크가 있다. 오렌지빛 지붕과 푸른 바다가 대비되는 이 도시는 197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성벽 투어를 통해 라구사 공화국의 역사와 중세 유럽 건축의 정수를 동시에 만날 수 있어 한국인 여행자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스폰자 궁전, 렉터 궁전, 플라차 거리는 마치 시간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주며, 고대의 위용을 직접 걸으며 체험하게 한다. 관광의 매력이 단순한 경관을 넘어 ‘역사를 걷는 경험’이라는 점이 두브로브니크를 특별하게 만든다.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 크로아티아 관광청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 크로아티아 관광청


자연의 경이,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도시의 웅장함과는 달리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은 자연의 정수다. 16개의 계단식 호수와 90여 개의 폭포가 어우러진 독특한 카르스트 지형은 사계절 내내 다른 매력을 뽐낸다.


특히 벨리키 슬라프 폭포는 크로아티아의 상징적 풍경으로, 수많은 여행 사진 속 배경이 됐다. 귀족들의 휴양지였던 이곳이 이제는 세계인의 발길을 모으는 최대 국립공원으로 거듭난 점도 의미심장하다.


리스냐크 국립공원 - 크로아티아 관광청
리스냐크 국립공원 – 크로아티아 관광청


직항 노선과 유로존 편입이 만든 전환점


한국인 여행객 급증에는 구조적 요인도 크다. 2024년 5월 티웨이항공이 인천-자그레브 직항을 주 3회 운항하며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더불어 2023년부터 유로존과 솅겐조약에 동시 가입해 환전 불편이 사라지고 주변국 연계 여행이 자유로워졌다.


이 변화는 크로아티아 관광산업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졌다. 관광업이 GDP의 25%를 차지하는 국가에서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호황이 아닌 경제 전반을 움직이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크로아티아 관광청
크로아티아 관광청


23조 원 산업, 세계가 주목하는 크로아티아


2024년 한 해 크로아티아가 기대하는 관광 수익은 약 160억 유로, 원화로 23조 6천억 원 규모다. 론리플래닛 선정 ‘2024년 세계 10대 여행 국가’, 완들러스트 트래블 어워드 ‘가장 인기 있는 유럽 목적지 은메달’ 등 국제적 인지도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자회사 BMI 리서치는 2028년까지 연평균 6% 이상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는 단기적 유행이 아닌 장기적인 상승 곡선을 의미한다.


여름철 성수기에 관광객이 몰리며 물가 급등과 환경 훼손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다. 이에 크로아티아 정부는 사계절 관광 활성화와 환경 보호 정책을 통해 균형 잡힌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인 관광객의 강력한 구매력이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지만, 동시에 지속 가능한 관리가 병행되어야만 세계 속 관광 강국으로서 위상을 지킬 수 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크로아티아의 다음 행보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