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성은 현실에 존재할까?” 문득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오프닝을 장식하는 성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러한 궁금증이 생긴다. 독일 남부 퓌센 여행에선 그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 이유는 실제로 디즈니의 성이 바로 퓌센에 있기 때문이다.
성은 두 개, 그 유명한 노이슈반슈타인 성과 호엔슈반가우 성이 있다. 모두 비운의 왕이라 불리는 루트비히 2세와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재미있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루트비히 2세

18세의 나이에 즉위한 루트비히 2세는 정치보다는 예술과 낭만주의에 깊이 빠져 살았다고 전해진다. 현실 세계의 군주보다는 중세 기사 이야기나 독일 신화에 나오는 영웅이 되기를 꿈꿨다.
특히 그는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열렬한 후원자였으며, 그의 오페라에 등장하는 환상적인 세계를 실제 건축으로 구현하려 했다. 그러나 그가 왕위에 오를 무렵, 바이에른은 프로이센의 팽창 정책에 휘둘리며 자주권을 잃어갔다. 루트비히는 이러한 복잡한 정치적 현실에 좌절했고, 결국 일선에 물러나 자신만의 환상의 세계를 구축했다.
그것이 바로 그의 대표적인 걸작 노이슈반슈타인 성이다. 호엔슈반가우 성은 그가 유년 시절을 보낸 곳이다. 아마 그의 이상에 큰 영향을 주었던 곳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그가 비운의 왕이라 불리게 된 것은, 가장 공들여 지은 노이슈반슈타인 성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40세에 죽음에 이르렀다. 루트비히 2세의 비극적인 죽음은 지금까지도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이처럼 퓌센의 성에는 한 왕의 고독한 이상과 비극적인 결말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호엔슈반가우 성
-비운의 왕이 꿈을 키운 요람

호엔슈반가우 성은 노이슈반슈타인 성과는 달리 따뜻함과 고전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퓌센의 성이다. 루트비히 2세가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냈던 곳이자, 그의 아버지인 막시밀리안 2세가 재건했다. 그의 평생의 로망이 시작된 장소이기도 하다.
✅특징
노란색 외벽과 성 내부는 19세기 바이에른 왕가의 생활 모습을 잘 보여준다. 특히 내부 벽화에는 독일 신화와 중세 기사 이야기가 가득한데, 어린 루트비히 2세가 이곳에서 꿈과 낭만을 키웠음을 짐작할 수 있다.
TIP
노이슈반슈타인 성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다. 두 성을 모두 둘러볼 경우 이 곳을 먼저 관람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성 아래에는 아름다운 알프 호수가 펼쳐져있다.
노이슈반슈타인 성
-루트비히 2세의 영원한 꿈

디즈니의 오프닝에 나오는 꿈같은 성, 그리고 루트비히 2세의 영원한 꿈이자 현실 세계의 도피처였던 노이슈반슈타인 성. 환상적인 고딕 양식은 마치 독일 신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압도적 분위기를 자랑한다.
✅특징
깎아지른 계곡 위의 동화 같은 성을 감상할 수 있다. 내부 투어를 통해 루트비히 2세가 후원했던 바그너의 오페라 속 화려한 모습이 장식되어 있다. 내부 투어 시 한정된 장소에서만 사진을 찍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TIP
성까지는 도보, 셔틀버스, 마차를 이용해 올라갈 수 있다. 셔틀버스가 가장 일반적이고, 그 다음이 도보로 올라가는 것이다. 마차는 매우 느리지만 낭만을 원하는 여행자들에게는 추천한다.
✔마리엔 다리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가장 완벽한 구도로 감상할 수 있는 장소다. 성에서 약 2~30분 올라야 하지만, 마리엔 다리에서 바라본 성의 모습은 환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