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추석 연휴가 다가오면 가족과 함께 어디로 떠날지 고민이 깊어진다. 이맘때 가장 많이 이름이 오르내리는 곳 중 하나가 바로 경기도 가평의 아침고요수목원이다.

1996년 5월, 삼육대학교 원예학과 한상경 교수가 황무지에 불과했던 땅에 첫 삽을 뜨면서 수목원의 역사가 시작됐다. 그는 한국의 자연미와 곡선미를 담은 정원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약 30년간 가꿔왔고, 지금은 22개의 테마정원과 5,000여 종의 식물이 자리한 대규모 정원으로 성장했다.
‘아침고요’라는 이름은 외국에서 한국을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 불렀던 표현에서 비롯됐다. 이름처럼 이곳의 풍경은 화려함보다 절제와 고요함을 담고 있다. 곳곳에 배치된 전통적인 곡선미와 여백의 미는 한국 정원 고유의 미학을 보여준다.
10만 평에 이르는 넓은 대지 덕분에 방문객들은 자연 속에 파묻힌 듯한 몰입감을 경험한다.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지금은 한국 정원의 정수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박물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가을철 최고의 명소로 꼽히는 곳은 하경정원이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한반도 모양을 닮은 정원 위로 국화와 가을꽃이 단풍과 어우러져 강렬한 색채 대비를 이룬다. 사진을 남기려는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산책을 원한다면 ‘하늘길’과 ‘잣나무숲’이 좋다. 하늘길에서는 축령산 단풍과 수목원의 전체 전경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고, 잣나무숲에서는 피톤치드 향을 맡으며 잠시 호흡을 고르는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아침고요수목원의 단풍을 제대로 즐기려면 오전 방문이 필수다. 산자락에 자리한 특성상 오후로 갈수록 그늘이 지며 색감이 흐려지기 때문이다. 개장 시간은 오전 8시 30분이므로 이른 시간대에 도착하면 한결 생생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주말에 차량으로 이동하면 정체를 피하기 어렵다. 청평역에서 출발하는 30-6번 버스나 가평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하면 남이섬, 쁘띠프랑스 등 인근 명소와 묶어 둘러보기에도 편리하다.
2025년 9월 기준 입장료는 성인 11,000원이며, 주차장은 무료로 개방된다. 오후 6시까지 입장할 수 있으며, 운영 시간은 오후 7시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