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결혼식 하객이 내는 축의금 5만원이 여전히 통용될 수 있을까. 최근 조사에서 결혼식 1인당 식대 중간값이 처음으로 6만원을 돌파하면서, 축의금 관행에 대한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지난 8월 18일부터 29일까지 한국소비자원이 전국 14개 지역 504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결혼 비용은 216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불과 두 달 전보다 4.1% 오른 수치다.
비용 상승세는 특히 수도권에서 두드러졌다. 수도권 평균 결혼 비용은 2665만원으로 비수도권(1511만원)과 무려 1150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 서울 강남은 평균 3509만원으로 전국 최고였는데, 이는 두 달 전보다 5.2% 증가한 수준이다. 반대로 경상도는 평균 1181만원에 그쳐 가장 낮았다.
결혼식장 대관료 중간값도 전국 평균은 1580만원으로 나타났지만, 강남 3구는 3150만원에 달했다. 부산은 775만원으로 가장 저렴해 지역별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하객 식대 비용은 두 달 새 2000원 상승해 중간값이 6만원을 기록했다. 강남 3구는 8만8000원으로 사실상 고급 호텔 수준에 근접했다. 서울 강남 외 지역도 7만원, 경기도와 광주는 6만2000원으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제주 지역은 4만2000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5만원 축의금이 여전히 적절한가”라는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식대보다 낮은 금액을 내는 것이 민폐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축의금 최소 기준이 조정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패키지 비용은 큰 변동이 없었다. 스튜디오는 132만원으로 두 달 전과 동일했고, 드레스는 155만원으로 4만원가량 상승했다. 메이크업은 77만원으로 소폭 올랐지만, 전체 결혼 비용에 비하면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신랑·신부 입장에서는 예식장 선택과 식대 단가가 전체 예산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결혼 비용이 매달 오르는 상황에서 예비부부들의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일부는 하객 수를 줄이고 스몰 웨딩을 선택하지만, 여전히 수도권에서는 “식대 6만원”이 결혼식의 새로운 표준처럼 굳어지고 있다.
하객 입장에서도 축의금 규모를 재조정해야 하는 불편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결혼식이 단순한 의례가 아니라 사회적 비용 논쟁의 장으로 번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