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장장 10일간의 추석연휴가 시작되고, 각 지역 휴게소 맛집 검색이 화제다.
이에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7월김천 본사에서 열린 ‘2025 휴게소 음식 FESTA’를 통해 각 지역의 농산물을 활용한 대표 메뉴 15가지를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먹거리 경쟁이 아니라, 지역 상생과 국산 농산물 소비 촉진을 내세운 공기업 차원의 전략적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대회에는 지역 주민과 어린이들까지 참여해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뼈해장국부터 소시지 부대찌개까지…입맛 사로잡은 수상작
대상은 죽전휴게소의 ‘용인 성산한돈 뼈해장국’이 차지했다. 푸짐한 돼지등뼈와 담백한 국물이 특징으로, 심사위원들은 “일반 맛집과 비교해도 손색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최우수상에는 두 메뉴가 올랐다. 익산미륵사지휴게소의 ‘마마텐동’은 서동마, 고구마, 양파 등 지역 특산물을 더해 바삭한 튀김 덮밥으로 눈길을 끌었고, 칠곡휴게소의 ‘왜관 수제 소시지 부대찌개’는 6.25 전쟁 시절 독일 신부들이 전한 전통 소시지 제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사례다.
지역 농산물, 휴게소 음식으로 변신
올해 선정된 음식들은 단순히 맛을 넘어 ‘지역 스토리’를 담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서울만남휴게소의 ‘말죽거리 한돈 동파육 덮밥’은 동파육을 한국식으로 변형해 지역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했고, 홍천휴게소의 ‘옥수수 영양밥 정식’은 강원도 옥수수와 산나물을 한 상 차림으로 풀어냈다.
안산휴게소의 ‘대부도 포도고추장 보자기 비빔밥’은 포도로 만든 특허 고추장을 사용했고, 장흥정남진휴게소의 ‘헛개 매생이 반계탕’은 해조류와 약재를 더해 건강식 콘셉트를 강화했다.
휴게소 간식, 디저트 시장까지 겨냥
메인 요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행사장에는 ‘휴게소 간식 홍보관’도 운영됐다. 홍천콩 순두부 아이스크림, 문경 오미자 요거트스무디, 거봉포도 생크림빵 등은 전통 재료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젊은 층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는 장거리 운전자에게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작은 미식 여행의 경험을 제공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번 행사는 한국도로공사가 지난해부터 추진한 ‘휴게소 음식 브랜드화’ 정책의 연장선이다. 심사 기준은 맛과 품질 외에도 로컬 식재료 활용도, 가격 경쟁력, 참신성까지 포함됐다. 단순히 팔리는 메뉴를 찾는 게 아니라, 휴게소 음식의 이미지를 바꿔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자산으로 키우겠다는 의도다.
도로공사 관계자들은 “휴게소가 지역 농산물의 홍보 창구가 될 수 있다”며 지역 경제와 연결된 가치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