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 열흘 만에 ‘시민탑승 중단’…고장‧악천후‧졸속행정 논란

한강을 지나는 배의 모습이다. [ⓒ서울특별시 미래한강본부]
한강을 지나는 배의 모습이다. [ⓒ서울특별시 미래한강본부]

서울시가 교통혁신을 내세워 지난 9월 18일 첫 운항을 시작한 ‘한강버스’가 불과 열흘 만에 시민탑승을 전면 중단했다.

전기 계통, 유압펌프, 방향타, 선체 부품 등 곳곳의 고장이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시는 승객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9월 29일부터 10월 말까지 한달간 무승객 시범운항 전환을 공식 발표했다. 첫 운항 2만 5,000여 명 이용에 쏠린 기대감 뒤엔, 집중호우와 팔당댐 방류, 운항 중 결빙·강풍·저시계 등 우리 내륙 수운환경의 변수까지 맞물렸다.

 

고장 줄잇고 날씨 악화에 결항…예견된 위험 신호

맑은 날씨에서 보이는 한강의 모습이다. [ⓒPexels ‘Yena Kwon‘]
맑은 날씨에서 보이는 한강의 모습이다. [ⓒPexels ‘Yena Kwon‘]

정식운항 첫날 빗속 시범식이 취소됐던 한강버스는 운항 이틀 째 팔당댐 방류로 결항, 이후에도 전기 계통 이상·방향타·유압펌프·화장실 역류 등 잦은 결함에 잇단 운항중단, 정비필요로 하루 배 2척만 임시 운항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장마철 수위 상승, 시계 1km 미만 악천후, 겨울 결빙 등으로 ‘정시성’도 보장받기 어렵다는 취약점이 현실화됐다. 일부 배는 제작사 선정 및 발주계획 변경 과정의 절차상 허점과 신뢰도 등 논란까지 수면위로 드러났다.

 

무승객 시범운항, 환불·재정비·안정화 대책

책상 위에 노트와 펜이 놓여있다. [ⓒPexels ‘Mohammad Danish‘]
책상 위에 노트와 펜이 놓여있다. [ⓒPexels ‘Mohammad Danish‘]

서울시는 “초기기술 오류는 신교통수단에 불가피하다”면서도 “장기 안정성과 안전을 위해 약 한달간 무승객으로 실제 운항조건을 반복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운항 중단된 기간에도 기존 양방향 14회 노선을 유지하고 정기권 소지자 5000원을 전액 환불한다.

하이브리드·전기 선박 도입, 정비 인력 확충, 기상·정시성 데이터 확보, 발주·하도급 투명화 등 추가 보강, 서비스 개선 대책도 함께 마련된다.

 

졸속행정 논란, 향후 교훈과 과제

윤슬이 보이는 아름다운 서울의 모습이다. [ⓒPexels ’yong gil’]
윤슬이 보이는 아름다운 서울의 모습이다. [ⓒPexels ’yong gil’]

서울시의 급박한 사업 추진과 미검증 선박 제작사 계약, 제작 일정 단축과 발주 변경 등 ‘졸속행정’ 논란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강수량 급변·결빙 등 한강 수운의 구조적 불안정성, 선박 안전기준, 시계 측정 및 운항 중단 사유 등 운영 현장 관리·데이터 분석의 부실함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시는 올해 말까지 무사고 안정화 후 하이브리드 선박 확대, 운항시각 조정, 기본 노선 재정비 등 명예회복을 기약한다.

새로운 교통혁신이 탄생 도약 앞에 잠시 쉬어가는 한강버스.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폭넓게 반영해, 진정한 미래형 대중교통으로 재출발하는 날을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