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료 없는 7만 5천 평 갈대밭 명소

(여행지도 용태영 기자) 충남 서천에는 가을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공간이 있다. 끝없이 펼쳐진 황금빛 갈대 물결과 강바람이 어우러지는 신성리 갈대밭이다.


신성리 갈대밭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김지호
신성리 갈대밭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김지호


이곳은 길이 1.5km, 너비 200m, 약 25만㎡에 달하는 규모로 국내 4대 갈대밭 중 하나로 꼽힌다. 관광지가 아닌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계절의 변화와 생명의 군무를 그대로 품고 있다.


신성리 갈대밭은 서천군 한산면 신성리 일대에 자리 잡고 있으며, 바로 곁을 흐르는 금강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순천만과 달리, 이곳은 강의 유려한 물결을 바탕으로 더욱 서정적인 풍광을 선사한다.


갈대숲 사이 데크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한쪽으로는 하늘을 가득 채운 갈대가, 다른 쪽으로는 햇빛을 반사하는 금강이 시야에 들어오며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장면이 펼쳐진다.


신성리 갈대밭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김지호
신성리 갈대밭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김지호


신성리 갈대밭의 또 다른 특징은 ‘시인의 길’이다. 데크길 곳곳에는 박두진, 김소월 등 자연을 노래한 시인들의 시비가 세워져 있다. 갈대의 바람결을 배경으로 시 구절을 읊조리다 보면 일상의 피로가 씻겨 나가듯 마음이 맑아진다.


이 덕분에 신성리 갈대밭은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여러 차례 등장하며 그 아름다움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예술과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서천군은 이곳의 생태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매년 2~4월 사이 ‘갈대 생육 촉진 사업’을 시행한다. 겨우내 묵은 갈대를 베어내고 새로운 성장을 유도하는 이 작업은 갈대밭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중요한 관리 방식이다.


신성리 갈대밭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김지호
신성리 갈대밭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김지호


신성리 갈대밭은 입장료와 주차비가 무료다. 유모차와 휠체어 이동이 가능한 무장애 탐방로, 반려동물 동반 가능 정책 등은 누구나 편히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 접근성 높은 생태 공간으로서 ‘열린 자연’의 의미를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가족 단위 여행객은 물론, 혼자 사색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도 적합한 공간으로 평가된다. 단순히 관광이 아니라 생활 속 쉼표가 되어 주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