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도 유시내 기자) 가을이 깊어지면 전국 곳곳이 단풍으로 붉게 물들지만, 전북 익산의 ‘아가페정원’은 그중에서도 특별하다.

아가페정원은 익산시 황등면 율촌길 9에 자리한 사계절 정원이다. 그러나 이곳이 가장 빛나는 시기는 단연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의 가을이다. 이 시기에는 40m 높이의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줄지어 선 길이 황금빛 터널로 변한다.
시간대에 따라 빛의 결이 달라져 오전에는 차분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오후에는 따뜻하고 풍성한 색감을 연출한다. 이곳은 유명 관광지처럼 붐비지 않아, 오히려 한적한 산책을 즐기며 자연의 색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아가페정원의 매력은 황금빛 메타세쿼이아에만 머물지 않는다. 정원 주변으로 펼쳐진 공작단풍, 은행나무, 섬잣나무가 가을의 팔레트를 완성한다. 특히 붉게 타오르는 공작단풍은 황금빛 배경 속에서 강렬한 대비를 이루며, 단풍의 정점을 알린다.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아가페정원이 ‘입소문 명소’로 불리는 이유는 빛의 질감 때문이다. 오전 9시에서 11시, 오후 3시에서 4시 사이에는 사선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메타세쿼이아 터널을 은은하게 감싼다. 이때 찍은 사진은 현실보다 더 환상적으로 보인다.
특히 길의 중앙을 소실점으로 두고 인물을 배치하면 균형감 있는 장면이 완성된다. 나뭇잎이 바닥을 덮은 뒤에는 로우 앵글로 촬영해 나무의 높이와 깊이를 함께 담는 것이 좋다.
많은 방문객이 메타세쿼이아 길에 몰리지만, 정원 한쪽의 ‘숲속 한평 도서관’ 근처는 비교적 조용하다. 이곳의 벤치에서는 단풍나무와 은행나무가 어우러진 장면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오후에는 따뜻한 금빛이 얼굴을 감싸며 인물 사진의 배경으로도 완벽하다.

정원 곳곳에 설치된 포토존을 활용하면 소규모 가족 사진이나 인생샷을 남기기에 좋다. 다만 단풍 절정기에는 주말보다 평일 오전이 훨씬 한적하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아가페정원은 매주 월요일이 휴무다. 단풍 시즌인 10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11월부터는 오후 4시까지 운영되며 입장 마감은 한 시간 전이다. 입장료와 주차료 모두 무료로,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또한 정원 내에서는 음식물 반입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간단한 음료 외의 도시락은 외부에서 즐기는 것이 좋다. 자연 보호를 위해 쓰레기를 반드시 되가져가야 하며, 반려동물 동반 시에는 목줄 착용이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