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큐잉’의 탄생 비화
여행 견적 업무 자동화 솔루션 ‘큐잉(Q-ing)’이 여행업계의 업무 혁신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큐잉은 중소여행사와 랜드사 간 엑셀, 이메일, 메신저 등으로 진행되던 기존의 분산된 견적-수배-정산 프로세스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올인원 B2B SaaS 솔루션이다.

큐잉 김규형 대표<사진>는 “20년간 홀세일 여행업계에서 활동하면서 인센티브 단체, 패키지, 맞춤여행 등 다양한 기획과 수배 업무를 경험했다”라며 “복잡한 인센티브 여행 견적 업무 과정을 오프라인 수작업으로 처리하며 느꼈던 비효율이 큐잉을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여행업계는 메신저, 이메일, 전화 등 파편화된 방식으로 견적과 수배를 진행하고 있고, 견적서 작성에만 한 건당 2~3시간씩 소비한다. 그러나 체결률은 낮아 투입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 랜드사 대부분은 소규모로 운영되는 만큼 시스템 투자 여력이 부족해 견적 업무가 인력 의존적 아날로그 방식에 머물러 있다. 이런 한계를 해소하고 랜드사의 손발이 되는 온라인 AI 업무 자동화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게 큐잉의 포부다.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법
AI를 활용하면 인센티브 견적서를 몇 번의 클릭만으로 완성할 수 있다. 고객용 디자인 일정표까지 자동으로 생성·발송할 수 있다. ‘랜드사→여행사→고객’ 일방향적 구조를 호환성을 높인 수평적 구조로 개선해 효율적인 견적 관리와 고객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중소여행사들은 이러한 시스템이 없고, 5인 미만 사업자인 랜드사들은 환경이 더 열악하다”라며 “랜드사와 여행사를 연결하는 솔루션으로 베타버전 출시까지 약 8개월의 시간이 걸렸다”라고 전했다.
수배처별 요청서도 견적서와 연동돼 자동으로 생성되며, 회신과 예약까지 온라인으로 처리된다. 김 대표는 “랜드사 입장에선 낮은 체결률에도 불구하고, 매번 견적서를 수작업으로 작성해야 하고 중복 업무도 많다”라며 “큐잉을 통해 기존 업무 소요 시간을 90% 이상 단축하고 업무 처리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아고다, 익스피디아, 트립닷컴 등 글로벌 OTA들은 시스템을 지속 고도화해 왔다. 반면, 맞춤여행 시장은 여전히 비효율적인 수작업에 의존해 업무 기술 격차는 커지고 있다. 큐잉은 그 틈새를 공략했다. 랜드사와 여행사 간 견적 업무 자동화라는 영역을 개척한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업이 점점 유연한 구조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큐잉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과 유통 구조를 소화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글로벌 여행 시장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맞춤형 인센티브는 결국 랜드사에서 견적이 시작된다. 그러나 대형 홀세일러의 ERP 시스템은 랜드사의 업무와는 연계되지 않아 수작업이 불가피하다. 큐잉은 다양한 지역 전문 랜드사 파트너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 무료 베타버전 오픈 이후 여행사, 랜드사를 위한 여행업 특화 협업 메신저, 여권 OCR 인식에서 한 단계 나아가 자동 검증 기능 등을 추가로 개발했다. 여권 정보 확인을 100% 시스템이 처리하도록 설계했고, 카드 결제 및 정산 기능까지 고도화 중이다.
김 대표는 “맞춤여행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실무자의 업무 환경은 시스템적으로 열악한 게 현실”이라며 “AI 시대에 여행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큐잉에서 AI가 견적서의 항목을 자동 완성하는 단계지만, 곧 견적서 자체를 생성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라며 “큐잉은 단순한 업무 도구가 아니라, 여행업 생태계 안에서 업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행사와 고객 사이에서 AI 전환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랜드사와 여행사 사이의 디지털 전환은 다소 더딘 상황이라는 점도 김 대표가 큐잉을 개발하고 끊임없이 고도화하게 된 배경이다. 홀세일러 여행사의 AI 시스템 덕분에 여행객 눈높이는 높아졌으나, 랜드사의 업무 방식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 큐잉의 목표는 여행사와 고객 간 AI 활용도가 높아진 만큼, 랜드사와 여행사 간의 AI 활용도를 높여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데 있다. 맞춤여행 시장에서 큐잉을 통한 랜드사와 여행사 간 디지털 전환이 실현된다면 업무는 한층 수월하고,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김 대표는 강조한다. 김 대표는 “큐잉은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모두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시스템”이라며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엑셀 형식을 빌렸고, 앞으로도 다양한 기능을 개발해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범용기술이 된 AI는 사회 전반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여행업계에서도 소비자의 취향을 찾기 위해 AI를 활용한 툴을 선보이고 있지만, 실무 현장에서 AI를 활용하는 것은 드물다. AI의 확장성을 전망해볼 때 큐잉의 행보가 기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다미 기자 dmtrip@traveltimes.co.kr